제269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
최고위원회의 · 더불어민주당 공식 아카이브
2026.09.07 수집본 대조 · 수집 원문의 발언자 구간 대조
■ 정청래 최고위원#
자체 핵무장론, 말 폭탄. 말조심합시다. '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.' 자체 핵무기 개발론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슈의 핵이 될 것 같습니다. '체력은 국력이다.'라는 구호처럼 '핵무장이 국력이다.'라는 부질없는 논쟁이 시작되었습니다. 일견 대한민국의 자긍심에 불을 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, 참으로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한 주장입니다. 자체 핵무장론은 주장은 할 수 있으나 실현 불가능한 뻥카입니다. 왜 그런가? 한국은 좋든 싫든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제한적인 군사조건을 행사하고 있습니다. 전시작전통제권은 여전히 사실상 미국에게 있습니다. 전시작전통제권부터 환수하자고 주장하고, 자체 핵무장론을 말하든지,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는 반대하면서 핵무장론을 말하는 것부터 논리 모순입니다.#
자체 핵무장론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합니다. 한미 원자력 협정은 한국이 핵물질을 개발하거나, 핵 사용 후 재처리를 미국에서 일일이 감시하고 있습니다. 핵무기를 만들기 위한 핵물질을 농축하거나 사용 후 재처리 과정에서 의심 사항이 발생하면 미국으로부터 즉각 제재를 받습니다. 핵무기를 만들려는 시도부터 발각되고, 또 발각되면 바로 경제제재에 들어가게 되는데, 뒷감당이 가능하겠습니까? 우리는 핵 확산 금지 조약 NPT 가입 국가입니다. 핵무기를 만들려면 NPT를 탈퇴하든가 몰래 만들어야 할 텐데,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? NPT를 탈퇴하고 핵무기 개발을 강행한다면 미국의 경제보복이 이어질 텐데, 그러면 대외 의존성이 높은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되겠습니까?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핵무기 개발을 강행한다면, 한미동맹은 또 어떻게 되겠습니까? 온전할 수 있겠습니까?#
우리가 핵무기, 핵무기 하지만 핵무기는 핵물질, 핵기술, 핵탄두, 핵 운반체, 핵 과학자 모두를 포함하고 있습니다. 이 모든 것을 미국 동의 없이, 미국 몰래 한미 원자력 협정을 파괴하면서, NPT를 탈퇴하면서 가능한 일입니까? 지금 반미를 주장합니까? 반미 투쟁을 선언하는 것입니까? 물론 NPT는 불평등 조약입니다. 핵무기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 정도만 인정하고, 나머지 국가는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. 예를 들면, 마포구에서 100평 이상 아파트는 힘 있고 돈 있는 다섯 가구 정도만 허용하고, 나머지는 다 30평 이하 아파트에서만 살아라 하는 논리와 비슷합니다.#
'우리도 100평 이상 아파트에서 살겠다.'는 주장이 틀린 주장은 아닐 수 있습니다. '우리도 핵무기를 갖겠다.'는 논리와 비슷합니다. 그러나 국제관계는 철저히 힘의 관계입니다. 어느 학자는 그래서 국제관계의 기전은 조폭 논리라고도 합니다. 그래서 국제관계는 힘 관계에 따른 지혜가 필요합니다.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, 명나라와 청나라가 각축할 때 정세 판단 미숙으로 삼전도의 치욕을 겪어야 하지 않았습니까? 외교의 최종 목표는 국익 추구입니다. 국익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잡아야 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제 감각을 배워야 합니다.#
한국은 대외 의존성이 높고,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. 전쟁이 일어나서도 안 되지만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조차 줄여야 합니다. 전쟁은 재앙이고, 평화가 곧 경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. 아무 말 대잔치, 말 폭탄 하나가 대한민국 경제를 폭망시키는 핵폭탄이 될 수도 있습니다. 표 몇 개 얻자고 대한민국 경제를 폭망시킬 위험천만한 주장을 하는 무책임한 말폭탄을 경계해야 합니다. 가뜩이나 오물 풍선이 난파되고, 대북·대남 비방전이 고조되고,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이때 정치인들의 말은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. 평화가 곧 경제입니다. 평화를 위한 길은 따로 없습니다. 평화가 곧 길입니다. 평화를 위협하는 언행은 곧 경제를 위협하는 망언이 될 수 있습니다. 자체 핵무장론, 이 말 폭탄. 우리 말조심합시다.#
정청래 발언 구간 끝

